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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학교 경영대학 김철교 교수


  새해에는 멋있는 부자들이 넘쳐 났으면 좋겠다. 아무리 부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라지만 돈 많은 것만으로는 가문의 영광이 되지 못하고, 명예가 함께 따라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 졸부근성이 일부 기업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세탁해야 할 얼룩이 아직도 적지 않아 보인다.

  대기업의 잘못을 들추면 마치 경제가 위축되는 것처럼 은근히 겁주는 발언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물론 잭웰치의 말대로 ‘기업이 약해질 때, 국가도 약해진다’. 그렇다고 도덕성까지 묻지 말아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 손꼽히는 기업들의 합법적 절세 기술은 놀랄 만하다. 물론 입법을 하는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법무팀들을 가지고 있으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을 증명해 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겠다.

  그러나 이제 선진사회를 바라보며 세계화를 지향하는 우리 기업들이, 법률조항을 이리저리 연구하여 피해가려는 ‘합법적 절세’라는 꾀를 부리기 보다는, ‘법의 정신’에 따라 ‘도덕적 절세’의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십여 년 전 비슷한 시기에, 모 그룹 회장의 상속세보다 더 많은 상속세를 자진 납부하여 세인을 놀라게 한 중견기업인이 있었다.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모범을 자식들에게 보여주어, 기업인이기 이전에 아버지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한평생 살다 가는데 ‘돈많다’는 소리보다 ‘존경스러운 기업인’ 소리를 듣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 아닐까. 돈이 없을 때는 졸부소리라도 들으면서 돈을 벌겠다는 것을 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적합한 돈을 써도 될만한 부자들이 오로지 이익쫓기에 급급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추하게 보인다.

  기업들은 정치권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을 쏟아 붓는 대신 사회적 헌금을 통해 국민의 환심을 얻어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금액을 사회공헌을 위해 썼다고 강변하나, 얼마 전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헌금이, 대부분 자기 이름의 공익재단을 육성하기 위해 낸 돈이라는 분석기사가 있었다. 이제 낮은 차원의 기부정신, 즉 기부도 광고비쯤으로 생각한다거나 자기들의 영역 확장을 위한 투자의 일부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기업 이익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진심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기부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윤리를 몸소 실천하고, 겉보다 속이 크고 아름다운 알찬 기업을 우리 국민들은 사랑할 것이다. (2006.1.21)